동덕여대 총학생회장 “‘거수투표’ 몇 년 전부터 해와… 방식 문제 제기는
경향신문, 최현아 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단독 인터뷰 24일 공개
최현아 총학생회장, ‘총학은 재학생과 선 긋지 않았다’ 취지로 강조
‘거수투표’에는 “몇 년 전부터”…韓의 ‘폭도’ 지적엔 “우리 이용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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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교내 도로 등에 남녀공학 전환 반대 래커칠이 돼 있다. 뉴시스 |
동덕여대와의 면담에서 총학생회가 재학생과 선을 그었다는 식의 보도에 이 학교 최현아 총학생회장은 “그 의도가 아니었다”며 “학교가 학생들의 분노를 직시하지 못한 현실을 말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24일 경향신문이 공개한 단독 인터뷰에서 “지난 면담에서 내가 ‘(기물 파손은) 총학생회가 주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이 마치 ‘총학생회가 학생들과 선을 그었다’는 식으로 보도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의도가 아니었다”며 “학교가 학생들의 분노를 직시하지 못한 현실을 말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학교는 공학 전환에 반대하는 이들이 다수가 아니라고 보나’라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그는 이처럼 설명했다.
남녀공학 반대 점거 농성에 따른 전체 피해 규모를 24억4000만~54억4000만원으로 추산한 학교 측이 취업 박람회 주관 업체가 보낸 손해배상 청구액 약 3억3000만원을 총학에 청구했고, 면담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총학이 책임을 돌린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자 최 회장이 직접 반박한 것으로 풀이됐다. 애초 이 학교에서는 취업 박람회가 예정됐으나 농성으로 열리지 못한 터다.
동덕여대 총학생회가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같은 날 학교 처장단 면담 속기록의 일부.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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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총학이 지난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개한 ‘대학본부 면담 질문지·속기록’에서 이들은 “청구서가 왔으니 총학생회가 내라고 하는 건가”라고 학교 측에 물었다. ‘업체는 총학생회가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변상해달라며 보냈다’는 교무처장 말에는 “3억3000만원 못 낸다”며 “저희가 어떻게(내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럼 어떻게 하느냐’는 교무처장의 추가 질문에도 ‘우리는 모른다’는 취지로 총학은 답했다.
‘업체는 학생회가 파손했다고 생각해서 보냈다’며 ‘학교에서 내줘야 한다고 생각한 적 없다’는 교무처장 반응에 총학은 “우리는 낼 생각이 없다”고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교내 도로 등 래커칠에 대해서도 ‘학교에 와서 처음 봤다’며, “직접적인 관계성을 우리에게서 찾는데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총학이 답한 것으로 속기록에 나왔다.
총학은 학생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수많은 사례로 학교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상태라며, 중요 사안에 관한 공정하고 정확한 학생 의견수렴 절차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일도 남녀공학이라는 중대 사안을 학생들에게 미리 언급하지 않은 학교 측의 비민주적인 태도에 터진 누적된 분노라는 입장이다.
같은 맥락으로 최 회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공학 전환 논의를 당장 철회하길 바라지만 그게 어렵다면 학생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수 있는 구조라도 만들어야 한다”며 “학교는 재학생 3분의 1인 2000명가량이 총회에서 철회에 동의했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직 의견 수렴을 하지 않아 논의할 수 없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전수조사를 하자고 하던지, 학교가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의견 수렴이 안 됐다는 입장은 비겁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에서 열린 이 학교 학생총회에서 남녀공학 전환과 총장 직선제에 관한 찬반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뉴스1 |
특히 재학생 약 2000명의 ‘거수투표’를 두고 최 회장은 “몇 년 전부터 해온 방식”이라며 “이번 총회의 의미는 학생 2000명이 의견 표출을 위해 총회를 찾았다는 점이고, 거수투표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는 논점을 벗어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캠퍼스 운동장에서 학생회칙상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학생총회가 소집됐고, ‘동덕여대 공학 전환’ 안견 표결에서 기권 2표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