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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안수 계엄사령관 보니 생각나는 군생활 썰.txt

오유 눈팅만하다 생각하는 추억아닌 추억이 있어 정말 간만에 로그인해서 글 작성해봅니다.

편하게 작성한 글이니 문체,문법,맞춤법 등 불편하시더라도 그냥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다소 장문일 수 있습니다. 유의해서 봐주십쇼!*



본인 06년 11월 군번이고 군생활 15일 줄어서 08년 10월 22일에 제대함 (군생활 15일 줄어서 730일 중에 15일 줄어서 715일 했음)


내가 상병 때 (08년 1월) 우리 부대 대대장으로 취임함 (8사단 10연대 3대대) 나는 11중대에서 군생활 했고


뭐 훈련을 ㅈ빠지게 시킨다거나 엄청 FM이거나 그런 건 딱히 못 느꼈는데


웃긴 일은 아니고 그냥 썰 하나 풀어보자면


나의 병장시절 (정확히 기억 안나는데, 7,8월 중 이었을거라고 기억함)


아마 그 때가 병기본 주였는데, 내가 병장이고 하니까 보급관이 나랑 내 동기 한명 불러서


대대에 잡풀 너무 많이 자랐으니 부대 돌면서 예초기 돌리라고 했었음


(대략적인 부대 위치를 설명하기 위해 그림 첨부함니다. 그림판 실력 ㅈㅅㅈㅅ 욕은 하지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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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내 동기가 맡은 구역은 식당 뒷편.


말이 식당 뒷편이지 ㅅㅂ


부대가 산중턱에 있다보니 진짜 넓음 진짜 개넓음 (위병소에서 식당까지가 대충 180고지 정도 차이 났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심재 3대대 나온 사람은 알거임)


나랑 동기랑 일과시간 내내 예초기 돌리고 16~17시쯤 됐으려나 식당쪽에서 중대로 내려가는길에


저기 지통실 밑에 파랗게 칠해놓은 부분에 잡풀 같은 것들이 무성하게 자라있길래


'아 우리 오늘 조뺑이쳤어도 눈에 보이는 이거 안밀고 가면 종일 뺑끼 친게 된다'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랑 동기랑 그냥 서로 말없이 저 부분에 있던 것들 싹다 밀어버림


그리고 나서 저녁도 안먹었겠다 중대가서 씻고 PX 내려가서 냉동 먹을라는데


행정반에서 당직병이 갑자기 찾음 


'xxx 병장님 행정반으로 와주시길 바랍니다'


뭐지? 해서 가보니 보급관하고 당직사관이 대뜸 대대장 꽃밭 밀어버렸냐는 거임


'뭔소리야 미쳐가지고 대대장 꽃밭을 누가 밀어' 이러고 있는데


마침 지통실 당직병이 대대장님께서 오늘 예초기 작업한 병사 찾는다함


그래서 전투복으로 다시 갈아입고 지통실 가니까


가자마자 "내 꽃밭 밀어버린 새끼들이 너네야!!!!!!!!!!!!!!!!!!!!!!!!!!!!!!!!!" 하고 샤우팅 지르기 시작.


나랑 동기는 속으로 '???????????? 이게 뭔소리야 ㅅㅂ'


알고보니 저 파랗게 칠해진 부분에 대대장하고 대대 주임원사 (하xx 원사) 둘이 야생화 같은 걸 심어놨는데


나는 그걸 모르고 그냥 잡풀인 줄 알고 밀어버렸던 거임. (푯말 같은거 없었음. 있었는데 했으면 내가 진짜 미친ㅅㄲ)


그러더니 이제 미쳤냐고 발작을 하는데, 아 내가 알고 그랬냐고...저거 안밀면 진짜 오늘 종일 뺑기 친게 될까봐


누가 봐도 잡풀들 같이 보이는거 중대 복귀하는 길에 보이길래 밀고 복귀 한거였는데..


그 때 우리는 눈에 안보이는 작업 10개 20개해도 눈에 보이는 작업 1개 안되어 있으면


그 날 하루는 농땡이 친게 되고 그랬던 시절이고.. 군인이라 제대로 목소리 못내고 죄송합니다 밖에 


할 수 없었음. 그렇게 한 15분?20분? 정도 진짜 신명나게 욕쳐먹고 중대로 복귀하라해서


내려오니까 이게.. 기분이 ㅈ같아 지는거임. 내가 진짜 밀고 싶어서 밀었냐고.. 몰랐으니 밀었지


중대 복귀하고 동기랑 둘이 연병장에 앉아 담배 피면서 나눈 얘기가 지금 우리 탈영해서 헌병대에 전화할까 

 

나 전역 100일도 안남은 병장인데 예초 작업하다 모르고 대대장 꽃밭 밀어버린게 그렇게 큰 실수냐고.. 


잘못한거 맞고 아는데 일부러 그런건 아니라는거 누구보다 대대장이 잘 알텐데 그게 그렇게 욕 먹을 일이냐고 


이거 말하고 싶어서 탈영했다 그럴까 하면서.


뭐 그렇게 얘기하면 물론 우린 ㅈ되겠지만 그래도 육사나와 승급이 목표인 대대장 발목 잡을순 있지않겠냐 같이 ㅈ되보자 마인드로


영창이건 뭐건 ㅈ될 각오하고 할까 했음.


근데 당직사관이 우리한테서 이상한 분위기? 같은거 감지했는지 그러지 말라함.


욕은 많이해도 나름 챙겨줄건 챙겨주고 하던 그런 포대장이였는데 그 때 많이 다독여줘서 많이 풀어지긴 했음


뭐 그렇게 그냥 다음날 되고 어영부영 전역까지 하게 됐는데 그게 16년 전 일임. 

 

-끝-

 

 

 

사실 이제는 기억도 잘 안나는 대대장인데 이렇게 말도 안되는 개병신같은 일로 티비에 나오길래 찾아보다 기억나서 적어봤습니다.


포고령, 그리고 이제와 내뱉는 말 들을 보면 괜히 제가 다 부끄러워지는 건 기분탓 일까요.

 

글 재주가 없어서 가독성도 별로고 재미도 감동도 없지만 그냥 이런 썰도 있다 이정도로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럼 읽어주신 모든 분들 모두 굿밤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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